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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에 충실한 각색본] 그림형제 동화

악마의 재투성이 형제(Des Teufels rußige Bruder)

by 클라우드715 2025. 9. 25.

 

📖 프롤로그: 절망의 숲에서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퇴역 군인 한스에게는 영광도, 보상도 없었다. 🎖️

"슈아이쎄!('쉬트!, 이런 젠장....뭐 이런 뉘앙스임) 이제 어디로 가라고...?"

낡은 군복을 걸치고 빈 털털이가 된 한스는 깊은 숲속을 비틀비틀 걸었다. 사흘째 아무것도 못 먹었다.

발은 구멍 난 군화 때문에 상처투성이였다. 나라를 위해 헌신했건만, 이제 그를 반겨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차라리 전쟁터에서 그냥 죽는 게 나을까..." 😢

그때였다. 갑자기 숲속에서 기이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크크크... 절망한 인간의 냄새가 풀~풀 나는군!"

 


🔥 1장: 악마와의 만남

검은 망토를 두른 기괴한 남자가 나무 뒤에서 나타났다. 뿔이 삐죽 솟은 머리, 번뜩이는 붉은 눈, 그리고 유황 냄새가 진동하는 몸...

"누, 누구십니까?" 한스가 떨며 물었다.

"나? 악마다! 크크크!" 👹

한스는 도망치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악마는 여유롭게 다가오며 말했다.

"도망칠 필요 없다, 한스. 나는 너에게 제안 하나를 주려고 한다."

"제, 제안이요?"

"그렇다. 너는 배고프고 가진것도 없지? 나와 7년간 계약을 맺으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악마는 손가락을 튕기자 갑자기 황금 동전들이 공중에 춤을 추었다. 한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조건은 간단하다:"

  • 7년간 내 지옥에서 하인으로 일할 것
  • 그 기간 동안 절대 몸을 씻지 말 것 🚫🛁
  • 머리를 빗거나 자르지 말 것
  • 손톱을 깎지 말 것
  • 코를 풀지 말 것
  • 눈곱을 떼지 말 것

"그, 그런 조건이라면..."

배고픔이 극한에 달한 한스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 성사! 크크크!"


🌋 2장: 지옥 생활의 시작

쾅!

한 순간에 한스는 불타는 지옥 한복판에 서있었다. 사방에서 불길이 솟구치고, 유황 냄새와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진동했다.

"자, 이제부터 여기가 너의 일터다!" 악마가 거대한 빗자루와 화로 도구들을 내밀었다.

 

한스의 지옥 업무 일지:

오전: 가마솥 지옥불 때우기 🔥

  • 악마의 명령: "불이 약해지면 죄인들이 춥다고 난리야! 더 세게 때워라! 크크크."
  • 한스는 구슬땀을 흘리며 장작을 던져 넣으며 연신 부채질 했다.

오후: 청소하기 🧹

  • 지옥 곳곳에 쌓인 재와 먼지 치우기
  • 죄인들이 흘린 눈물 닦기 (놀랍게도 엄청 많았다!)

저녁: 쓰레기 버리기 🗑️

  • 하루 종일 모은 검은 쓰레기를 문 밖으로 가져다 버리기
  • "이 쓰레기 봉지는 소중히 모아두어라!" 라는 악마의 신신당부


😈 3장: 금지된 호기심

한 달이 지나자 한스는 지옥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 하지만 궁금한 게 있었다.

거대한 가마솥들이 지옥 중앙에 일렬로 놓여있었는데, 악마는 절대 들여다보지 말라고 엄명했던 것이다.

"저 안에 대체 뭐가 들어있을까...?" 🤔

어느 날 악마가 출장을 간 사이, 한스는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사로잡혔다.

"잠깐... 살짝만 봐도 되겠지?"

첫 번째 가마솥 뚜껑을 살며시 열어보았다.

"어?!!"

그 안에는 군복무 시절 자신의 하사관 뮐러가 뜨거운 기름 속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 아니 저 자는 뮐러 하사관?!"

두 번째 가마솥을 열어보니 포슈너 소위가, 그리고 세 번째에는 폰 그림멜 장군이 끓고 있었다! 😱

이들은 모두 한스를 괴롭히고 억압했던 상관들이었다!

"크하하하! 이제 내가 너희들을 괴롭힐 차례야!"

한스는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그는 그들의 가마솥 밑에 장작을 더 많이 때워 넣기 시작했다.

"뜨거워! 뜨거워!" 상관들의 비명이 더욱 커졌다.

"옛날에 나를 얼마나 괴롭혔는데! 이제 맛 좀 봐라!" 🔥🔥🔥

한스의 이러한 행동을 악마는 몰래 지켜보고 있으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4장: 7년 후의 해방

세월이 흘러 드디어 7년의 계약 기간이 끝났다.

한스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 머리카락은 걸레처럼 엉키고 기름에 찌들어 있었고 🤮
  • 손톱은 독수리 발톱처럼 길게 자라있었고
  • 온몸은 7년간의 때와 그을음으로 새까맸고
  • 냄새는... 말하지 말자...켕 😒

"계약 완료다, 한스!" 악마가 나타났다.

"이제 자유의 몸이군요!" 한스가 기뻐했다.

"그렇다. 그리고 너에게 약속한 보수도 주지."

악마는 거대한 자루를 내밀었다.

"이건 네가 7년간 모은 쓰레기들이다. 가져가라."

"엥?! 쓰...쓰레기요? 이게 보수라고요?"

"크크크, 놀라긴. 직접 확인해봐!"

한스가 자루를 열어보는 순간... 번쩍! ✨ ✨ ✨ ✨

쓰레기들이 모두 순금 덩어리로 변해있었다!

"이, 이게 다 금...., 금인가요?!"

"7년간 고생한 대가다. 잘 써라! 그리고...빨리 꺼져!"


🏨 5장: 다시 무일푼 신세

부자가 된 한스는 하룻밤 묵으려고 근처 마을의 여관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여전히 끔찍했다. 여관 문을 열자 거지꼴의 한스를 본 손님들이 모두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를 피했다.

"저런 더러운 놈이 어떻게 여길..."

여관 주인도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왔다.

"여기는 말여, 품위 있는 5등급 여관입니다. 별이 다섯! 아무나 숙박 할 수 없소. 그러니 나가주시겠어요?"

한스는 당당하게 말했다:

"나는 악마의 재투성이 형제다. 그는 내 왕이기도 하다!" 👹

"뭐래?"라고 여관 쥔장이 말 하려는 순간....

한스는 주머니에서 번쩍이는 금화들을 꺼내 보였다.

"방 하나만 주시면 이 금화로 지불하겠소."

여관 주인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금화에 고정되었다. 순간 그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아, 아! 그렇다면야... 우리 여관에서 가장 좋은 스위트 룸을 드리겠습니다!" 💰

하지만 여관 주인의 머릿속에는 사악한 계획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저런 이상한 놈... 금을 훔쳐도 신고할 수 없을 거야!'

그날 밤, 한스가 깊이 잠든 사이 여관 주인은 몰래 방에 들어가 금화 자루를 통째로 훔쳤다!

"크크크, 이제 난 부자다!"

6장: 악마의 무서운 복수

아침에 일어난 한스는 금화가 담긴 자루가 사라진 것을 알고 경악했다.

"이보슈, 여관 주인! 내 금을 어디에 숨겼습니까?!"

"금이요? 무슨 금 말입니까?" 😏

여관 주인은 뻔뻔하게 시치미를 뚝 떼었다.

한스는 분노했지만, 여관주인이 범인임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때 그는 결심했다.

"좋아... 다시 지옥으로 가자!"

 

쾅!

한스는 다시 지옥으로 소환 주문을 외쳤다. 순식간에 악마가 나타났다.

"왜 또 왔느냐, 한스? 유황 냄새가 그리워?"

한스는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악마는 듣고 있더니 갑자기 무섭게 웃기 시작했다.

"크크크크! 썩을....감히 내 부하를 속이다니... 그 자가 어떤 놈인지 알아보자!"

악마는 한스를 깨끗이 씻기고, 머리를 정리해주고, 깔끔한 옷까지 입혀주었다.

"우와!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이네요!" ✨

"새로운 금화도 여기 있다. 그리고..."

악마의 눈이 붉게 번뜩였다.

"그 여관 주인에게 메시지를 전해라. '훔친 금을 당장 돌려주지 않으면, 네가 한스 대신 지옥에서 영원히 일하게 될 것'이라고!"

👑 7장: 왕궁에서의 새로운 인생

여관 주인은 악마의 협박에 겁을 집어먹고 즉시 금을 돌려주었다. 한스는 이제 진짜 부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아버지! 저 돌아왔어요!"

아버지는 깔끔해진 아들을 알아보지도 못했다.

"당신이... 정말 내 아들...한스인가?"

한스는 아버지를 부양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지옥에서 7년간 들었던 음악들이 머릿속에서 맴돌기 시작한 것이다! 🎵

(갑자기 이건 또, 뭔 전개야...ㅡ..ㅡ;;;)

"이상해... 내가 언제 음악을 배웠지?"

한스는 리코더를 사서 불어보았다. 악기에 재능도 없는데 놀랍게도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이건... 마법 같은 음악이야!"

소문이 퍼져 한스의 연주를 듣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급기야 왕까지 그의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 악사를 지금 당장 궁으로 데려와라!"

왕궁에서의 연주회가 열렸다. 한스가 리코더를 부는 순간, 전장의 웅장함과 사랑의 애절함이 동시에 담긴 천상의 선율이 왕국에 울려 퍼졌다.

"으아아... 이런 음악은 처음 들어본다!" 😭

왕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 정도 실력이라면... 내 사위로 삼아야겠다!"

💒 8장: 두 공주의 운명

왕은 한스에게 큰딸과의 결혼을 제안했다.

"큰딸 아델하이데와 결혼하겠느냐?"

하지만 정작 아델하이데 공주는 한스의 출신을 알고 격렬히 반대했다.

"저런 천민과 결혼하라고요?! 절대 안합니다!"

그녀는 절규했다.

"차라리 강에 뛰어들어 죽는 게 낫겠어요!"

그리고 정말로 궁을 뛰쳐나가 강가로 달려갔다! ㅡ..ㅡ;;; 💦

"아델하이데!"

왕은 급히 호위병들을 보내 극단적인 그녀를 간신히 말렸다. 😥

그때 막내딸 로잘리아가 나섰다.

"아버지, 제가 한스씨와 결혼하겠어요."

"로잘리아... 정말이냐?"

"네, 그분의 음악에서 진실한 마음을 느꼈거든요. 출신 따위가 뭐가 중요해요?" 💕

👑 에필로그: 해피엔딩

한스와 로잘리아의 결혼식이 성대하게 치러졌다.

몇 년 후 왕이 세상을 떠나자, 한스는 왕국을 상속받아 왕이 되었다.

"이제 진짜 '내가 왕'이 되었네!" 한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현명하고 자비로운 왕이 되어 백성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가난한 병사들과 하층민들을 돌보는 정책을 많이 펼쳤다.

어느 날 왕좌에 앉은 한스는 생각했다:

'만약 그때 숲에서 악마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굶주린 채 방황하고 있을 거야.'

그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잘 지내고 있나, 한스?"

왕좌 뒤에서 악마가 빙긋 웃고 있었다.

"악마님! 오랜만이에요!"

"크크크, 내 투자가 성공적이었군. 이제 정말로 '악마의 형제이자, 왕'이 되었잖아!"

"모든 게 당신 덕분입니다."

"아니다. 네가 7년간 성실하게 일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악마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네가 상관들에게 복수할 때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 크크크!"

그리고는 연기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한스 왕은 평생 행복하게 살았고, 그의 지혜로운 통치는 후세에 전설이 되었다.


🎭 동화의 교훈

  1. 인내는 결국 보상받는다 - 7년의 고생 끝에 왕이 됨
  2. 선악응보 - 악한 여관 주인은 벌받고, 성실한 한스는 복받음
  3. 진정한 가치 - 출신보다 인격이 중요 (로잘리아의 선택)

이 동화는 사회적 약자의 역전 판타지이자, 당시 독일 사회의 계급 갈등을 반영한 작품이기도 해요! ✨


그런데

‘복수’가 정당화되거나 악마가 칭찬하는 식의 흐름은 굉장히 애매하고 불편한 지점입니다.

“악마가 도와준 정의 구현”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동화이기에 그렇습니다.

특히 악마가 주인공의 복수심을 보고 “마음에 든다” 혹은 “네가 잘했다”는 뉘앙스로 반응하는데, 이는 절대 교훈적이지 못합니다. 

아이들에게 이 동화를 들려주거나 접하게 했을 때, 이 점을 분명히 말해주어야 하겠습니다!

악마는 절대로 착한 컨셉을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그저 위장일 따름입니다. 악마는 악마일 뿐입니다!!!

그러니 이런 동화도 있구나...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시면 좋겠습니다. ^^

마르부르크 출신화가 Otto Ubbelohde의 삽화(1909)

 

* 메르헨가도 마르부르크 및 오토 우벨로데 화가 관련해서는 지난 포스팅 참조... <클릭>

 

오늘도 정~말 고맙습니다. ^^ (❁´◡`❁)